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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무리뉴 축구 철학, 전술의 이해


이 글은 무리뉴 전술에 대하여 이렇다 저렇다 분석한 것이 아니라 단지 전술적인 본인의 인터뷰와 그에 대한 타인의 인터뷰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을 보면 무리뉴의 축구 스타일과 전술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대답이 되지 않을까 한다. 





먼저 무리뉴의 절친으로 알려진 루이스 로벤코 (포르투갈 일간지 "오조고" 기자)와의 인터뷰를 살펴보자. 


“바비 롭슨은 득점에만 초점을 맞춘다. 롭슨 전술의 최우선은 득점에 있다. 하지만 롭슨과 같은 공격적인 축구를 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방식은 지양해야한다고 본다. 나는 축구에서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조직력 향상을 위해서 노력한다. 그런데 그런 조직력이란 바로 견고한 수비로부터 시작된다.”


바르셀로나에 있을 당시 바비롭슨의 후임으로 루이스 반 할 감독이 부임했는데 무리뉴는 이렇게 당시를 회상했다.


“연습 시간부터 일일 훈련 목표량까지 너무나 완벽했다. 모든 프로그램이 세부적인 사안들까지 철저하게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에 내가 걱정하거나 신경 쓸 일이 없었다. 롭슨은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감독이었다. 그래서 나는 롭슨으로부터 많은 걸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반 할과 함께한 시간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그는 바비롭슨보다는 루이스 반 할 감독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운듯하다. 실제로 바르셀로나의 기술직 스텝 루이스 라인츠와 스포츠업계의 전술 코치 하비 라반데이라는 무리뉴가 바르셀로나의 전술 철학을 표절했다고 공식 사과를 요청하여 화제가 되지 않았던가. 마치 헛다리 짚기를 하는 모든 선수는 호나우두의 허락을 맡으라는 것과 같은 소리로 들리지만 말이다.


무리뉴의 축구는 튼튼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수비적이고 재미없고 역습의 축구라고 정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팀에도 부침이 있고 전술에도 부침이 있는데 그의 전술의 트렌드가 정점을 찍었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첼시, 인테르, 레알에서의 모습은 그가 최소한 전술에 관한한 판에 박힌 모법답안 한가지만을 가지고 있는 감독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테르에서의 경기는 챔스 외에 거의 보지 못했지만 챔스 우승 때의 첼시처럼 수비적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첼시 시절 또한 수비적이고 재미없는 경기만은 아니였다. 극강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혹자는 지루하다고 하는 점과 비슷한 관점이라고 할까. 레알의 경기도 가끔 보았지만 결코 재미없고 지루한 모습은 아니였던 것 같다. 


 

다시 그의 전술에 관한 인터뷰들을 살펴보자. 무리뉴는 FC포르투 감독시 데쿠와 코스티냐를 예를 들면서 미드필드 전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첫째, 우리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을 때, 미드필드는 언제나 삼각형의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데쿠)는 프리롤로 포지션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움직여도 된다. 그러나 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볼 소유권의 유지다. 언제나 강조하지만 우리의 경기 운영 초점은 최대한 많은 볼 점유 시간이다.” 


“둘째, 소유권이 상대팀에 넘어가면 적극적으로 압박해 최대한 빠르게 다시 소유권을 가져와야하며, 공을 처음 빼앗은 순간엔 코스티냐가 키플레이어가 되어야한다. 그는 공을 처음 빼앗은 다음, 바로 공격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소유권을 유지한 채 휴식을 취할 것인지 결정해야한다.”




또한 그의 전술의 바탕을 가장 이해하기 좋은 무리뉴의 설명이 있다.

“4-3-3 시스템을 바탕으로 연속적인 트라이앵글을 형성함으로써 수적 우위를 확보한다. 수비 시에는 지나치게 뒤로 물러서지 않고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강력하게 압박해야 한다.”

“선수들 개개인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압박을 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볼 소유권을 유지하며 적절히 휴식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해야 할 때와 볼 소유권을 적절히 유지해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후방 라인이 너무 높아서도 안되고, 너무 낮아서도 안된다. 30m 정도의 높이를 유지하며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는 것이 내가 강조하는 수비의 원칙이다.” 



사실 인테르 시절 경기가 끝난 후 무리뉴의 전술 노트가 발견 되었는데 마이콘의 위치가 자신의 전술지시보다 얼마나 오버가 되어있었는지 표시가 된 것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무리뉴는 우승 해법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한 적이 있다. 

“강한 센터백 그리고 몇 안 되는 기회에서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 그리고 데드볼 상황에서 위협적인 선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오버래핑을 제외하고도 오로지 수비수가 수비만 해도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다.” 

“15번의 기회에서 3골을 넣는 선수는 필요 없다. 그저 단 한 번의 결정적 기회에서 한 골을 성공 시키는 선수가 필요하다.”



UEFA 기술 디렉터 앤디 럭스버그는 스코틀랜드에서의 지도자 수업에서 무리뉴 감독의 학생 시절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수비에서 공격,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에 미쳐있었다. 또한 역습 전술을 심도 있게 공부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역시 강력한 수비력을 중시한다는 점을 엿볼수 있다. 그리고 2002년 이후 트렌트가 된 압박(삼각 트라이 앵글 방식의 효율적이고 영리한 압박), 빠른 공수 전환, 역습 등을 중시한 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가 압박과 점유율을 위한 공격적인 원투터치를 바탕으로 한 순간적 침투라고 한다면, 무리뉴는 압박과 점유율을 위한 수비적인 형태의 지공과 순간적 역습이라고 할까.


두 천재 팹과 무리뉴의 전술적 바탕이 같은 뿌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표절운운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펩이 뮌헨에서 바르샤 축구를 한다고 표절이라고 한다면 웃기듯 말이다. 



그렇다면 그의 훈련은 어떠한가. 무리뉴의 훈련 방식은 창의적이고 즐겁기로 소문나 있다. 이제 그의 훈련 방식을 살펴보자.


"감독이 이른 바 새로운 전술적 아이디어를 고안해내고, 단지 그 아이디어를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것만으로 축구경기가 바뀌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다.

감독이 전술에 대한 이론을 이해하고, 그 이론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쉽다. 그러나 자신이 세운 전술적 계획을 선수들로 하여금 완벽에 가깝게 실행으로 옮길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은 어렵다. 이 부분에서 각 팀의 전력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인터뷰


바르셀로나 시절 함께 했던 루이스 반 할 감독은 무리뉴가 항상 독창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무리뉴 감독은 훈련 중에도 여러 번 훈련을 멈추고 선수들에게 훈련의 의도를 묻는다고 한다.  

절대로 훈련 시간을 한 시간 또는 한 시간 반 이상 하지 않는다.”

“피아니스트는 피아노를 치며 연습하고, 보디빌더들은 바벨과 덤벨을 들며 운동하는 것처럼 축구선수도 축구공으로 훈련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훈련이 볼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피지컬 훈련, 전술 훈련, 기술 훈련 등으로 나누어 편성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축구는 이 모든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볼을 사용하며 축구의 피지컬적인 측면, 전술적인 측면, 기술적인 측면의 훈련을 90분에 걸쳐 동시에 진행하는 것. 이 것이 바로 나의 훈련방법이다.”

“그 예로 25m 달리기를 그냥 달리는 것이 아니라 2:1 패스에 이은 공간침투훈련 방식으로 25m를 달리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팀에는 피지컬 트레이닝이란 메뉴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러닝 또한 가벼운 워밍업을 위한 러닝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볼을 활용하는 종합훈련이 선수들의 동기부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수들은 아마도 나와 함께 하는 훈련이 매우 즐거울 것이다.” 



무리뉴를 파더라 부르는 디디에 드록바는 무리뉴 감독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는 축구 선수를 지도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감독의 철학에 따르는 사람을 지도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설사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아니라 할지라도 상관없다.”

“그는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거의 완벽하게 맞췄다. 가끔씩은 소름이 끼쳤다. 무리뉴 감독은 마치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최고의 감독이란 말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리뉴는 인테르의 감독으로 부임한 뒤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하여 하루에 다섯 시간 이탈리아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무리뉴는 신이 아니다. 그는 팬과 안티가 극명한 감독이며 많은 스타들이 그렇듯 얼마간의 미화와 얼마간의 디스들도 있을 것이다. 그가 지난 10년간의 능력치를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능력있고 노력하는 감독인 것 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일화로 그의 철학을 엿보는 일을 마무리 하려 한다.


2012-2013 시즌을 마지막으로 맨체스터시티의 만치니 감독이 경질 되었다. 경질되자마자 구단 내에서 그의 뒷담화가 터져 나왔는데 그 중의 하나가 보아텡 스토리다. 

2010-2011시즌 제롬 보아텡의 아내가 쌍둥이를 출산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보아텡은 아내 곁에 있고자 했으니 만치는 그를 유로파리그 경기 원정 명단에 포함시켜 데려갔으나 선발 출전은 커녕 90분 내내 벤치에만 앉혀 놓았다. 


첼시 감독 시절 무리뉴 감독은 한 선수의 아들이 아프자 그 선수를 경기 전에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고 언론에는 선수를 위해서 적당히 다른 결장 이유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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