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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첼시의 조세 무리뉴 감독, 심리전의 대가


요즘 무리뉴 감독을 보면서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는 것이 있다. 전술이니 그런 어려운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심리에 관한 것들이다.


"심리전이 아닌 것은 경기의 결과 뿐이다."  - 조세 무리뉴


오늘은 그가 언급한 이 인상적인 말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항상 이어지는 동일 패턴의 반복이기에 최근의 경기 상황에서의 인터뷰들로만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13/14 EPL 23R.

1위이던 아스날이 사우샘프턴과 무승부가 되면서 첼시에게도 기회가 왔다. 첼시는 리그 하위인 웨스트햄과 홈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했지만 극단적 수비를 펼친 웨스트햄과 비기고 만다. 


이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이였다.   

"This is not the best league in the world, this is football from the 19th Century. The only thing I could bring was a Black and Decker to destroy the wall."  - Jose Mourinho

"이건 세계 최고의 리그가 아니야. 이건 19C 축구야. 할 수 있는건 블랙앤데커(망치등을 만드는 공구회사)를 가져와서 벽을 두들기는 수 밖에 없을거야." - 조세 무리뉴


이 말은 즉각 많은 이의 반발을 가져왔다. 인테르의 수비 축구로 챔스 우승과 역시 첼시의 수비적 축구로 챔스 우승과 안티 풋볼을 옹호했던 과거에 대한 비아냥이였고 BBC 역시 즉각 19C 축구는 공격적이였다고 기사를 싣기도 했다.  



한국시각 2월4일 새벽 맨시티의 홈구장 이티하드에서 열린 13/14 EPL 24R. 

맨시티 vs 첼시. 우승경쟁팀간의 너무나 중요했던 이 경기에서 무리뉴의 첼시가 1-0으로 승리한다.


이 경기가 끝난후 기회회견에서 있었던 말이다. 

기자 : Is it 3 horse race for title ? 

무리뉴 : Two horses & a little horse that still needs to drink its milk and learn how to jump.

기자: 세마리의 말이 우승 경쟁을 하는가?

무리뉴: 두 마리의 말(맨시티와 아스날)과 한 마리의 작은말(첼시)가 경주 중이고 작은말은 여전히 우유를 더 먹고, 점프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여지없는 많은 반박들 나왔다. 폐예그리니 맨시티 감독은 가장 많은 돈을 쓴건 첼시라며 돈많은 작은말이라며 응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진 2013-14 EPL 25R


혼돈의 레이스에서 1위이던 아스날이 리버풀과 경기에서 대패하고, 맨시티가 노리치와 비기면서 두 말리의 말이 주춤하는 사이 작은 말이 결국 선두로 올라서 버렸다.  



잠깐 생각해보자. 무리뉴는 과연 자기가 한 말을 돌아서서 뒤집는 그런 멍청한 감독일까. 전술공부를 많이 했던 감독으로 알려져 있던 그가 19C 축구의 흐름을 몰랐을까?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그건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무리뉴의 안티분들이 혹은 무례함을 불쾌해하는 분들이 하는 말들이 관심병종자라는 말이지만 경기 외적으로 볼 때 그는 매우 따뜻한 사람이다. 


굳이 오래된 그 많은 일화들을 들추어 낼 필요도 없다. 지난 1월21일 민영방송 ITV의 래그스 마르텔 기자가 직접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화제가 된 일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오랜 암투병 끝에 복귀한 그는 복귀 첫 기자회견장에서 그를 알아보고 일부러 일어나 자기에게 다가와서 악수를 청하며 "Welcome back"이라고 말해준 무리뉴에게 받은 감동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었다.


각설하고, 아스날이 리버풀에 패배한 상황을 보자. 많은 언론과 팬들은 뱅거를 두들기고 외질을 두들기고 아스날 팀 자체를 두들기는 느낌이다. 자, 첼시를 보자. 이기면 1위가 눈앞에 보이는 하위팀과 중요한 홈경기. 하지만 비겼다. 어린 선수들이고 어쩌면 생각외의 상실감이 올 수도 있다. 팬들 역시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무리뉴의 19C 축구 발언으로 거의 모든 초점은 무리뉴에게 맞춰졌다. 비난도 무리뉴의 싸움이 됬다. 팬들은 팀과 선수에 대해 말하기보단 심적으로 무리뉴 두둔에 더 마음이 가기 마련이였다. 


난 이 것이 분명히 첼시의 어린 선수들에게 다음 맨시티 전에 심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왜 이기기 못했나는 상실감이나 아쉬움보다 수비적이라 어쩔수 없었다고 책임을 상대팀에 전가하고 맘 편히 빅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맨시티와의 경기 후 컨퍼런스도 마찬가지다. 


선수들 또한 언론을 통해 그의 기사를 접한다. 작은말이 주는 의미는 그런 것이다. 애들아 우리는 아직 작은 말이고 너희는 우유도 먹고 배울 것이 많다. 자만하지 말아라.... 팬들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말고 올해는 리빌딩 중이니 우승에 대해 큰 짐을 지우지 말라. 이런 의미가 포함 된 것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한마다 한마디에 발끈하지만 내 생각엔 정말 고도의 심리전일 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말이다. 그가 자신의 말 한마디에 대한 반응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생각해 볼수록 대단한 감독임에는 틀림없다. 



"심리전이 아닌 것은 경기의 결과 뿐이다."  - 조세 무리뉴